4. 도파민과 우울증
도파민은 쾌락과 관련된 뉴런이다. 도파민 뉴런은 복측피개부에서 전전두피질과 변연계 등 뇌의 주요한 영역들로 투사된다. 전전두피질의 도파민은 집중, 목표 지향적 행동 등의 실행기능과 더불어 동기부여, 쾌락, 의욕 등에 작용한다. 우울장애에서는 주로 도파민의 생성과 분비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무기력과 무쾌감증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뇌 안에서 전전두피질에 도파민 수용체가 가장 많이 분포해 있으며, 이러한 신경해부학적 수용체 분포로 인해 도파민이 인지기능과 동기부여 등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만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과 같은 카테콜아민의 분비 및 활성도와 뇌기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이들 카테콜아민 분비 및 활성도와 인지기능은 '거꾸로 된 U 모양 (n)'을 보인다. 카테콜아민의 분비와 활성도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는 충분한 인지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기억력과 실행기능 등의 주요한 인지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그러나 카테콜아민의 분비와 활성도가 너무 높은 상태에서도 역시 이러한 인지기능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이러한 카테콜아민의 n 모양 작용 패턴은 전전두엽피질을 중심으로 도파민을 활성화시키는 정신자극제의 작용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대개 카테콜아민의 분비와 활성도는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매개하게 된다. 카테콜아민과 인지 및 정서 상태와의 n 모양 패턴은 내외부적인 스트레스의 존재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며,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감당하며 이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현대 정신의학적 관점의 신경생물학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을 조절하는 주요한 효소로 카테콜-오-메틸트랜스퍼라제가 있다. 카테콜-오-메틸트랜스퍼라제는 대개 시냅스 후 뉴런의 표면에 위치에 있거나, 아교세포 및 기타 뇌 부위에 존재한다. 시냅스에서 도파민의 가용성은 시냅스 전 전달체에 의해 시냅스 전 뉴런으로 회수되는 정도와 시냅스에서 분해되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도파민 수용체가 가장 많은 전전두피질의 시냅스 전 뉴런에는 도파민 전달제가 별로 없기 때문에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도가 도파민의 가용성에 큰 영향을 준다. 카테콜-오-메틸트랜스퍼라제는 카테골아민을 분해하지만 그중에서도 도파민의 분해에 깊이 관여한다.
따라서 뇌에서 도파민의 실행기능과 동기부여, 활력 등과 같은 주요한 작 용은 전전두피질의 COMT 활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카테골-오-메틸트랜스퍼라제의 활성도는 주로 유전자 다형성 연구를 통해서 보고되어 오고 있는데, 카테콜-오-메틸트랜스퍼라제 유전자의 다양한 단일염기 다형성들이 카테콜-오-메틸트 랜스퍼라제 기능 조절에 관여하며, 이러한 영향이 종합적으로 우울장애의 병태생리와 병인론에 기여하고 있다.
5. 히스타민과 우울증
히스타민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다른 단가아민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 히스타민은 주로 약물이 지니고 있는 히스타민 수용체 1 길 효과로 인한 주간출음 및 체중 증가와 관련된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항우울제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히스타민 수용체에 대한 효현 작용으로 인하여 인지기능이 개선되고, 약물로 인한 체중 증가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보르티오세틴(vortioxetine)의 경우 다양한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한 작용으로 글루타메이트 신경전달을 증진시켜 결과적으로 히스타민 작용도 촉진시키는데, 보르티오세틴(vortioxetine)을 복용한 환자들에서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우수하고 전신성 가려움증의 빈도가 높으며 체중 증가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과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이는 히스타민 수용체 효현 작용과 일치하는 임상적인 결과로 향후 히스타민과 그 수용체가 우울장애의 병인론에 기여하는 역할을 더 규명해 나갈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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